광고리뷰
소음통, 주차통... 약 먹으면 나을 수 있나요?
 김정은2
김정은2소음통, 주차통... 약 먹으면 나을 수 있나요?
 요즘 공익광고에 보기 드문 제약 광고 기법을 이용한 광고가 나왔다.
 요즘 공익광고에 보기 드문 제약 광고 기법을 이용한 광고가 나왔다.더운 여름날 아침, 밤새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치는 분해과정을 거친 음식물 쓰레기를 마주하는 느낌. 은은한 조명 아래 잠자리에 들 무렵 스멀스멀 올라오는 담배 연기. 고위층의 시차를 방불케 하는 힘차고 당당한 발걸음이 두려운 하위층의 고통은 국민의 71%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익숙함으로 다가온다. 적어도 소음통, 주차통, 흡연통 정도는 아파트에 살면서 한두번쯤은 겪어 봄직한 흔한 일이 아니던가? 이를 ‘공동주택 생활통’이라 명명한 공익광고는 ‘소통약’을 처방함으로서 이웃 간 짜증나고 머리 아픈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이해하고 웃음지어보자’고 제안한다.
공익광고라고?
뭔가 평소와 다른 공익광고라는 느낌이 든다면, 답은 빙고! 이번 공익광고 ‘타인배려-약사‘편은 아직 프로의 세계에 입문하기 전인 대학생들의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통해 만들어졌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가 AIE(Advertising in Education)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산학협력캠페인의 결과물인 것. 이 캠페인은 광고인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광고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아이데이션 과정, 스토리보드 구성, 경쟁 프리젠테이션 참여, 촬영, 편집, 녹음 등 광고제작 과정을 경험하고 실제로 제작한 광고가 방송에 노출될 때 까지 실질적인 광고 제작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타인배려-약사 편은 최종 선정된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작품이다.

아파트가 아닌 “아파”트에 살다.
상지대학교 신동선 군은 공익광고 ‘타인배려-약사’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집의 개념이 ‘편안하고 행복한 집‘이 아닌 ‘고통스럽고 짜증나는 집‘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이웃간 층간소음으로 인해 벌어진 살인사건의 댓글이 피해자보다는 오히려 가해자의 마음에 더 공감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이웃 간 벌어지는 문제가 단순히 ’갈등‘이 아닌 ’해결되지 않는 고통’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이러한 문제인식을 통해 ‘아파’트에 살지 않기 위해서 ‘고통-약-효과’를 보여주는 제약 광고 전략을 이용하여 “공동주택 생활통엔 소통이 약” 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는 것. 그 결과로 이웃간에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작은 노력이 상처를 치유하는 명약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타인배려-약사’편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해하고 웃음 짓는 ‘이웃’
소통은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하며,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을 뜻한다. 적어도 고위층의 소음 발생 이유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나의 흡연이 누군가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면 아파트는 오히려 나를 외롭지 않게 지켜줄 든든한 생활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공익광고라는 도구로 소음과 갈등 없는 행복하고 편안한 집을 직접 지어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소통약의 효과를 체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임상 테스트는 가능하다. TV, 인터넷, 지하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방송 되는 사용설명서를 주목하시라. 다만 이 소통약은 어디서도 살 수가 없어 우리 스스로 직접 제조해 먹어야 한다는 것이 숙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