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긴장 안 하시네요? 뭐 긴장할 게 있나요? 다른 작가분들은 너무 긴장하셔서 건질 게 별로 없는데 이 작가님은 건질 게 너무 많아서 뭘 써야 될지 모르겠어요 그런가요? 음... 그럼 몇 개만 더 질문할게요 이 작가님은 작업하시면서 어떨 때 가장 희열을 느끼시나요? 희열이요? 아무래도 원하는 피사체를 발견하고 그걸 카메라에 담을 때 그리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 아 이런 결과물이 나오겠다 라고 상상하거든요 그러면 그 순간도 희열인 것 같아요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순간부터 그 모든 순간이 다 희열인 것 같네요 아 그렇군요 이 작가님 데뷔 작품 봤을 때 정말 놀랐거든요 그게 첫 사진 작품이라고 하셨죠? 네 맞습니다 아니 사진 경력도 없으셨던 분이 어떻게 그렇게 놀라운 작품을 만들었는지 정말 놀랐거든요 혹시 그럼 어떤 계기로 사진을 찍게 되셨나요? 카메라를 우연히 가지게 되었어요 사실 산책하면서 자연 풍경을 찍는 정도였거든요 생동감 넘치는 무언가를 찍고 싶었는데 우연히 이 이야기를 아는 분에게 하게 되었어요 마침 그분이 그럼 자신이 모델을 해주겠다 하셨죠 그럼 전문 모델이 아니신 거예요? 아니 초보 사진작가와 초보 모델이 그렇게 대단한 작품을 만드신 거라고요? 고개를 30도만 낮춰볼래요? 이렇구나 아니 오른쪽으로요 이렇게? 어렵죠 생각보다 그러니까요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예쁘게 찍히고 싶은데 벌써 지치고 저쪽에 잠깐 앉을까요? 좋아요 물 좀 드세요 아 감사합니다 와 얼음물 센스 미쳤는데요? 진짜 시원해요 고생이 많네요 아니에요 예전부터 이런 거 정말 해보고 싶었거든요 너무 산속으로 들어왔나 봐요 신발까지 더러워지고 에이 괜찮아요 신발이야 뭐 빨면 되죠 이걸 쓰고 조금 더 신비롭게 가면 어떨까 하는데 괜찮아요? 아 면사품 어 네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러면 저쪽에서 조금만 더 촬영해볼까요? 네 좋을 것 같아요 참 그리고 이거 영재요? 이거 먹고 조금만 더 힘내요 와 센스 대박 감사합니다 저쪽에 서볼까요? 이쪽이요? 이쪽에 서면 되나요? 포즈는 뭐 어떻게 하는 게 좋으려나? 표정은요? 아! 약간 신비로운 거니까 요런 느낌으로 하면 어때요? 네, 괜찮아요 그냥 그대로 서 있으면 돼요 뭐 이렇게 해서 약간 요렇게? 아니면 뭐 요정도? 그냥 그대로 느끼세요 당신의 편화를 어떤 디렉팅을 하신 거예요 그럼? 글쎄요 저는 뭐 따로 주문한 건 없었고 그냥 그분의 모습을 하나하나 담았을 뿐이에요 아 그래요? 그분이 대단하신 거네요 어... 근데 제가 그 상황을 만든 거긴 해서 아... 대단한 건 나다? 하하하하하하 알겠습니다 아니 그 처음 모델 하시는 분을 어떻게 그렇게 리얼하게 연출하셨는지 궁금한데 그 작품 제목이 탄생 이 사진은 죽음에 이르는 고통으로 보였는데 탄생이라는 제목도 재밌네요 전 이 작품을 봤을 때 정말 놀라웠거든요 죽음의 고통을 느끼는 동시에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그 모습까지 정말 소름끼치도록 리얼했어요 감사합니다 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정리해서 연락드릴게요 그리고 사진 좀 잘 보겠습니다 이쪽으로 나가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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